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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king Fire
어느 사회적인 기준이든, 그 기준을 잘 지켜낸 사람들에게는 안정감이 주어진다.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것. 괜찮다는 한 마디를 누구에게든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나머지는 그저 작은 불만들이다. 자아 실현 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부럽다. 근데 난 이미 늦은 거 같다. 그래서 이제 그런 기준을 쫓아 사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꿈만 먹고 사는 일에도 흥미를 못 느낀다. 문제는 욕심까지 없어진 건 아니라는 데 있다. 성공하기 위해 사는 일도, 꿈을 먹고 사는 일도 각자 나름대로의 욕심을 채운다. 돈과 돈에서 오는 안정감, 성취감. 성취와 성취에서 오는 돈과 안정감. 뭐가 어디서 출발했든, 어느 게 어느 것보다 우월할 것도 열등할 것도 없다. 나도 그런 걸 갖고 ..
누구든 건드리면 안 되는 영역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때 나의 반응은, 그걸 건드리면 안 되는지 내가 어떻게 아는가 하는 반발심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사람은 물건이 아니라서 그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설명서 따위가 제공될 리 만무하다. 제조사조차 만드는 역할 그 자체에 크게 관여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없는 거더라. 인간은 설탕파의 큰 갈래 중 하나일 뿐이다. 지구상에 널려 있는 설탕을 이용해 생을 이어 나가는, 지구식 생명체의 한 갈래. 인간은 생존능력이나 육체능력으로 보면 다른 종보다 딱히 나을 것이 없지만, ‘범(general)’과 ‘용(use)’을 개발해낼 수 있는 감각기관과 인지능력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생존을 위해 발전시켰을 시력이 주변 환경을 분석할 수 있도록 ..
2016년 겨울, 보수 정당인 새누리당과 그 우두머리 대통령 박근혜 정부 일어난 일은 여러 모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세상이 바뀔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사건은 드디어 터질 게 터진 사건이었고, 기존 질서를 믿었던 사람들에게는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어느 쪽이든 이대로는 안 되겠기에 거리로 나왔고,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충격받은 사람들도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그렇게 겨울을 추운 거리에서 보내고 새해가 밝았다. 이제 한국은 공식적으로 바꿀 것이 많은 나라가 되었고, 청산이 가장 큰 목표가 되었다. 탄핵 사태로부터 딱 1년이 되는 지금, 무엇이 달라졌을까. 젊은이들은 자기가 못나서 그런 것이라는(노오오오오오력이 부족해서 내가 이꼴로 사는구나) 상처(일부는 사실이지만)에서 벗어..
이제 구직 활동을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났다. 누군가에게 나를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역시, 고되다. 그 중에서도 '아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긴 기간은 아니지만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그것이 정말 아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모르는 게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만큼 알아야 정말 다 아는 건지 모르니까.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새삼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나름대로 안다고 생각해서 안다고 이야기하면 더 잘 아는 사람 눈에는 모르는 게 보일 것이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른다거나 노력하겠다고만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