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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에 대하여 본문

요즘 생각

아는 것에 대하여

라우비 2017. 7. 31. 13:57

이제 구직 활동을 시작한 지 2주 정도 지났다. 누군가에게 나를 언어로 표현하는 일은 역시, 고되다.


그 중에서도 '아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긴 기간은 아니지만 간단히 정리해 보려고 한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는 것

논어에 이런 구절이 있다.


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 하는 것. 그것이 정말 아는 것이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지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모르는 게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얼마만큼 알아야 정말 다 아는 건지 모르니까.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새삼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내가 나름대로 안다고 생각해서 안다고 이야기하면 더 잘 아는 사람 눈에는 모르는 게 보일 것이고, 그렇다고 무턱대고 모른다거나 노력하겠다고만 하면 무능하거나 자신감이 없어 보일 테니까.


이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막 날아다니다 보니 결국 중언부언, 횡설수설하다가 시간이 다 가버리고 만다. 끝나고 나오면 파김치가 되서 불평이나 늘어놓는다.


이러니까 면접은 아는 대로만 봐도 된다지만, 결국엔 아는 것도 어떻게 상쾌하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니, 깔끔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어떤 것은 그냥 모르는 것으로 생각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아는 것을 행동에 옮기는 것

몰라서 둬버린 실수는 별 느낌이 없었지만 경솔하게 불쑥 손이 나간 실수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지만 몰라서 한 실수는 발전의 계기가 되며 경솔한 실수는 되돌리기 어려운 타격이 되는 셈이다.

- 이창호 9단

안다는 것에서 중요한 또다른 하나는 행동이다. 몰라서 못하는 것보다 알고도 안한 것이 훨씬 큰 잘못이다. 아니까 다음에 하면 되겠지. 하고 넘어가다가 보면, 행동은 습관이 된다. 습관은 아는 것만으로는 고칠 수 없다. 쌓인 시간만큼, 혹은 그보다 더 공을 들여야 고칠 수 있는 것이 습관이다.


아는 것에 대한 칭찬

개발을 배우면서 보낸 시간은 내가 성인이 되어서 가장 많은 칭찬을 받으면서 지낸 기간이다. 칭찬은 달지만 위험하다. 


어떨 때는 춤추는 고래처럼 칭찬을 양식으로 결과를 낼 수 있지만, 그러는 와중에 노력은 약해지고 칭찬에 대한 집착만이 강해져, 필사적으로 어필만 하려고 하지 내실에는 관심이 떨어진다. 


남을 따라가도 좋다. 어떤 부분에서는 내가 남보다 앞에 있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뒤에 있다. 당연하다.


100억대 부자 있지? ...(중략)... 그 사람들이 1,000억 대 부자가 나타나잖아? 그럼 그 앞에서 그지처럼 굴어. 안 그럴거 같지?

- 김어준

능력, 그러니까 칭찬으로 드러나는 비교적 상대우위에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은 부서지기 쉽다. 늘 나보다 위에 누군가가 있기 때문.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혼자서 꾸준히 늘려나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나는 칭찬을 먹기 위해 여기에 온 것이 아니다. 생산수단을 가진 사람이 되서 누군가에게 노예처럼 굴지 않고 살기 위해서다. 그건 칭찬과는 관계가 없다. 칭찬은 다운로드수로 받는 것.


칭찬은 다운로드로

누군가가 말로 해 주는 칭찬은 달다. 하지만 독이다. 어떤 한 사람이 칭찬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는 그 자체가 수상하다. 함정이다.


쥐가 맨날 남 버린 것만 먹다가 어느 날 접시에 담긴 음식을 발견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걸 먹는 게 좋은 생각일까?

- 법륜스님

함정에 빠지지 말고, 말로 포장하지 말고. 다운로드로만, 숫자로만 이야기하자. 심플하고 깔끔하게. 다운로드수 하나만 칭찬으로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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