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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쟁이 본문

요즘 생각

욕심쟁이

라우비 2018. 1. 7. 15:15

어느 사회적인 기준이든, 그 기준을 잘 지켜낸 사람들에게는 안정감이 주어진다.

어쩌면 모든 사람들이 찾아 헤매는 것. 괜찮다는 한 마디를 누구에게든 들을 수 있다. 그리고 나면 나머지는 그저 작은 불만들이다. 자아 실현 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들 말이다.


부럽다. 근데 난 이미 늦은 거 같다.


그래서 이제 그런 기준을 쫓아 사는 데는 큰 관심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꿈만 먹고 사는 일에도 흥미를 못 느낀다. 문제는 욕심까지 없어진 건 아니라는 데 있다.


성공하기 위해 사는 일도, 꿈을 먹고 사는 일도 각자 나름대로의 욕심을 채운다. 돈과 돈에서 오는 안정감, 성취감. 성취와 성취에서 오는 돈과 안정감. 뭐가 어디서 출발했든, 어느 게 어느 것보다 우월할 것도 열등할 것도 없다.


나도 그런 걸 갖고 싶다. 돈도, 성취도, 안정감도. 싫다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래서 꿈을 먹고 살겠다는 말에 혀를 차면서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성공하기 위해 내 모든 걸 걸겠다는 말에 얼굴을 찌푸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둘 다 따르고 싶지는 않다.


일은 하고 싶다. 다른 걸 갖기 위해서 하고 싶은 건 아니고, 고맙게도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다.


그렇지만 이 일의 끝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성공’이나 ‘성취’ 같은 게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니다. 가끔 서운하다. 곁눈질하며 욕심이 뻗칠 때마다 그렇다.


예전에는 할 때 재밌는 일을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을 정도의 돈을 벌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했다. 근데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더라. 사람은 하나를 가지면 또 다른 것을 원하게 마련이다. 심지어, 모두가 가지고 있으면 가진 걸 버리면서까지 새로운 것(가지지 않음)을 갖고 싶어한다.


요즘 내 안의 욕심들이 뻗쳐서 걱정이다. 휘말려서 이상한 걸 삶에 끼워넣으려 하지 않기를 빈다. 

초조하다고 억지를 써 봐야 될 일은 없다는 것을,

누군가가 해야 한다고 말한 것들을 잘 못하는 사람임을,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할 때 시간 대비 효과가 가장 컸던 사람임을,

힘들다는 핑계로 쉽게 게을러지는 사람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는 좀 보정해서 살고 그래야지. 30년도 넘게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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